뉴질랜드 라이프/국제연애와 결혼

[뉴질랜드 국제 연애] 그래서 돈 관리는 누가 해?

뉴질랜드 외국인 2017. 9. 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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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서양 남자 P와 같이 산 지 1년이 거의 다 되어간다. 그냥 같이 사는 거고, 굳이 한 단어로 하자면 '동거'다. 

'동거' 라고 단어를 말 하면 한국에서는 


"어머, 그거 결혼하고 해야하는 것 아니니?"


"남자면 몰라도 여자가 동거하면 나중에 불 이익 당하는 거 아니니?" 


등의 걱정과 우려의 말이 섞인다. (왜 여성만 불이익을 당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남자들에게 동거한 여자는 별로인 사람으로 인식이 되는 듯-_-)





뉴질랜드에서 동거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학을 다니는 왠만한 키위들은 부모님 집에 따로 나와 살기 때문에 여자친구, 또는 남자친구가 있으면 같이 방을 구해서 사는 것이 당연한 일. 어떻게 보면 플랫(Flat) 생활을 하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한 집에서 같이 사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도 '동거'의 기준에 부합되는데, 아예 생판 모르는 사람보다는 자신이아는 친구들과 플랫 생활을, 여자친구/남자친구가 있으면 방을 나눠쓰는 편을 선택한다. 어떤 커플은 사귀고 두 달도 안 되서 같이 살기도 하는데 아직까지 필자가 보기엔 그건 좀 이른 느낌이 있지만, 어쨌든.

 




같이 살다보니 당연히 돈 이야기는 거의 첫 번째로 논의할 이슈. 식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렌트비는 어떻게 낼 것인지 (또는 모기지를 어떻게 갚을 것인지), 교통비나 저금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한번도 깊게 생각을 안 해보고 필자가 더 꼼꼼하니 당연히 내가 관리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돈은 똑같이 관리하는 거지" 라고 말하는 서양남자 P






뭔가 머리를 딱 치는 것이였다. 한국은 부부 중 어느 한 명만 돈 관리를 (주로 살림을 하는 사람 또는 돈을 버는 사람) 주도적으로 관리를 하는 편이라 필자도 "당연히"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데! 


한국에서 살았을 때는 "당연히"라고 생각했던 내 머리 속의 많은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된 것들이 많다. 돈 관리가 그 중 하나이고, 또 하나는 요리.

뉴질랜드 오고 나서 사귀던 서양남자가 (한국 바베큐 안 좋아한다는 그 스토리에서의 서양 남자) 저녁 요리를 해주었을 때 완전 놀람과 동시에 감동의 물결. 고작 요리하는 것 뿐인데! ㅜㅜ (이제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감동은 없다)








P도 독립해서 산지 십 몇년이 넘었고 필자도 독립한지 꽤 되어서 살아왔기 때문에 각자 서로 돈 관리를 해 온 습관이 있던 터라 돈 관리는 똑같이 하는 걸로. 


가장 한 첫 번째는 공동 명의 통장 만들어서 똑같은 통장을 볼 수 있도록 한 것. 돈이 들어오는 월급 통장을 한 곳으로 정해서 내 돈이든 P의 돈이든 한 곳에 다 모아 넣는 것. 


두번째는 구글 가계부 (Google sheet)를 만들어서 공유한 것. 구글에서 구글 드라이브 > 새로 만들기에 보면 구글에서 제공하는 여러가지 템플릿이 있는데 이 샘플을 베이스로 해서 가계부를 만들어서 버짓을 설정하고, 얼마를 저축하고, 한달에 관리비가 어떤 것으로 나갈 지 대략 정해 놓았다. 




구글 스타일 시트의 템플릿 이건 좀 추천



세번째로는 서로 무엇을 살 때 나 이거 샀어, 또는 나 이거 살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보거나 말 하는 것이다. 

물론 커피 하나 까지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대략 20만원 이상의 무엇을 살 때 서양남자 P는 왠만하면 이야기를 하는 편. 



결론적으로는 돈 관리 잘 하는 사람이 하는 것도 좋지만 거기에 덧붙여 서로가 공유하고 필요하면 같이 하는 것이 필자가 생각 하는 투명한 돈 관리 방법이라 생각한다. 물론 가계부 관리를 하는 사람은 컴퓨터를 더 잘 하는 사람이 같이 상의 하면서 정리하는 것으로.. 그래서 구글 가계부를 정리하는 사람은 나 말고 서양 남자 P.. 나는 그냥 보고 받고 지적질 하는 사람..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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