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에 온 사람들이 검색할 때 '뉴질랜드 페미니즘'이라고 검색하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나에게 페미니즘이나, 뉴질랜드에 관한 질문들을 하면서 비판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비하'를 위해 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들은 하나 같이 나에게 메갈 또는 워마드라며 하는데 난 솔직히-_-그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지 않은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요새 페미니즘(feminism)이 뜨거운 감자로 한국 사람들에게 이슈화가 되고 있다. 


나에게 페미니스트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음, 전 그런 것 같은데요?" 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여성 인권이 한국에서나 세계 어디에서든 여성 인권 신장을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로 이민 온 이유 중에 하나도 여성으로써 퇴직때까지 평생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였다. 그 당시 나는 내가 여성으로써 한국에서 남성이 주도하는 사회에 커리어 단절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커리어를 이어가는 훌륭한 여성들은 많았지만, 나는 그만큼 훌륭한 편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뉴질랜드 페미니즘의 글을 작성하면서 페미니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면서 한국의 페미니즘, 그리고 한국의 부당한 여성 대우에 대해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받았던 의식적으로나/무의식적으로나 배웠고 감당했어야 했던 그런 경험들이 사실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뭐,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여자는 어차피 시집이나 가니 대학은 뭐하러 가' 라는 이야기를 듣기 일쑤였다. 결국 안되는 머리로 4년제 대학까지 간 것도 다 반항심에서 한 것이였다.

여성은 이래야 돼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정확히 '그 반대로' 행동하려고 했다. '여자니까 내가 들게'라고 배려해 준 것도 '아냐 내껀 내가 들겠어' 라고 거절하고 오히려 남성에게 가방을 들어달라는 여자를 (솔직히) 못 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왜, 너도 손 있는데 그 조그만 가방을 왜 너의 남자친구가 들어주니? 라고 속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다시 넘어와서 한국에 있는 여성들의 부당한 대우를 안타깝게 생각했는데, 왠 일. '페미니즘 커뮤니티'라고 생각했던 워마드라는 집단이 사실 거의 일베와 다름 없는, 익스트림한 사실에 경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는 언니가 친절하게 워마드 때문에 여성의 불리한 입장을 이슈화 하는 것이며 양면을 가진 곳이라고 가르쳐주는데도 불구하고, (내 기준에서) 페미니즘이 아닌 남성 혐오증의 글들로 도배 되고 있었다. 여성/남성 혐오증과 페미니즘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것을 정당화 하기 위해 하는 일들이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로 정의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뉴스로만 접하는 (일반)사람들은 곧이 곧대로 페미니즘이란 저렇게 익스트림한 것이구나라고 왜곡되게 배우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이란?



페미니즘의 정의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페미니즘이란 모든 인간 평등을 기준으로 (양성 평등이라고 썼더니 남성이 쓰는 단어라고 해서-_- 돌려 적었다) 여성의 인권 신장을 노력해서 하는 운동을 페미니즘이라고 정의하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페미니즘의 스펙트럼이 여러가지가 있듯, 강하게 자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약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누가 강하게 하든, 어떤식으로 표현을 하든 자기 의견이니까 그 표현을 존중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정말 조심해야 할 점은, 지금 내가 하는 것이 남성혐오인가? 아니면 페미니즘인가?를 정확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것이 정립되지 않고 싸운다면 명분이 없다. 흔히 막장이라고 말하는 '일베' 가 하는 일과 다름없다. '일베'가 했다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처할 것인가?에 답변에 대해서는 'They go low, we go high'로 답하고 싶다. 

그들이 그렇게 한다고 우리가 그렇게 맞대응 하는 것을 합리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베'를 합리화 하지 않는 것 처럼 말이다. 쟨 되고 왜 난 안되요?는 (안타깝지만) 10대가 써 먹을만 한 논리이다. (물론 나도 가끔씩 그런다 ㅜ)


나의 페미니즘에 글에 댓글을 다는 남성들의 의견을 많이 들으니, 여성의 의견도 듣고 싶어져서 어느 한 커뮤니티에 물었다. 하지만, 내가 시대를 못 따라가는 건지 내가 말하는 투나 단어들이 '남성적'이다라는 의견을 들었다. 블로그에도 글을 쓰면서 '남성인 줄 알았는데 여성이네요' 라는 글을 가끔씩 접한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내가 여성적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남성적으로 말투를 쓴다고 하여 내가 여성이 아니라면, 여성적 말투를 쓰는 남성은 남성이 아닌가? 그냥 인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코르셋과 탈 코르셋 



말투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니 탈 코르셋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한국의 외모지상주의는 한국 내에서 뿐이 아닌 국외에서도 '성형수술'로 유명할 정도다. 한국은 '유행' 이라는 트렌드가 항상 있고, 그것을 따라가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이라고 어릴 때부터 친구들에 의해, 미디어에 의해 그렇게 노출된다. 그것을 스스로 깨고자 하는 탈 코르셋 운동에 나는 매우 호의적이다. 하지만, 굳이 꼭 화장을 안 한다고 해서, 머리를 짧게 자른다고 해서 탈 코르셋인가? 라고 하기엔 부족하다. 탈 코르셋을 하면서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가며 그것이 남들이 원하지 않는 모습이라도 자기 스스로 기쁜 모습이라면 그것이 탈 코르셋이라고 생각한다. 10센치가 넘는 힐을 신으면서 남들이 뭐라고 손가락질 해도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면 그것이 탈 코르셋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현상을 보고 접하며 느끼는 것은, 

한국 사람들 모두가 서로 너무 각박하고 여유가 없어서 실수조차 용납하기 힘들어 하는 모습에 안타깝기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여유가 없는데 서로의 의견을 들어 줄 시간이 있을리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뜨거우면, 잠시 가만히 두고 식히는 것도 어찌보면 이성적으로 보는 한 방법 중에 하나일 것이다. 뭐-_- 페미니즘 질문 하나 하는 것에도 사람들이 민감하다. 

하지만 언제 어느시간이 되었든, 우리는 이 문제를 들쑤셔서 오픈하고, 깊게 깊게 이야기를 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덮고 삭제하고 평화롭게 지내는 것만이 수가 아니니까. 한국 여성분들, 고생이 많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