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라이프/이민생활

뉴질랜드 학교는 무엇을 제일 먼저 배울까?

뉴질랜드 외국인 2014. 2. 1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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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부터 학기가 시작되는지 내 플랫메이트의 딸이 이번 달 부터 Primary school (한국에서는 Elementary school,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등교시간은 대략 8시 반, 아직 나이가 너무 어려서 아빠가 직접 등하교를 시켜주고 있다. 아니카는 이제 곧 6살이 되는데, 한국 나이로 따지면 아마 7살일 것이다. 

 

 


사진 불펌, 귀여운 아니카



아니카는 일주일에 3일 정도를 우리 Flat에 머물고 있다. 아무래도 초등학교 입학을 했으니 연필이나 공책이라도 사줄까 싶어 아니카의 가방을 살짝 살펴보았는데, 도시락과 물통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오늘 뭐했는지, 숙제는 있는지 물어보면 없다, 놀이터에서 놀았라고만 하는 것이었다.


내 초등학교(아니 국민학교였다-_-) 시절을 생각하면 1학년 때 국어,산수,자연 등의 꽤 두툼한 책들이 많아서 가방이 항상 무거웠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필통이랑 각 교과서를 위한 노트도 각 1권씩 준비했던 걸 생각하면 아니카의 가방은 아무것도 없어서 엄마가 아닌 내가 괜찮은 건지 아니카 아빠(플랫메이트)에게 물어보았다.



"노트나 뭐 연필 같은 거 준비 안해도 괜찮은거야?"


"아, 뭐 초등학교 초반에는 대부분 프리젠테이션이랑 쉬엄쉬엄 노느라 별로 수업을 안해. 그리고 초반에는 글쓰기라던지 그런 걸 잘 안 시켜"



한번은 유치원에 선생님으로 일 하고 있는 친구에게도 유치원에서는 어떤 것들을 배우는지, 초등학교 1학년은 어느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었다. 그 친구도 역시 하는 말은 


"유치원에서 글쓰기를 시키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돼. 그래서 갓 입학한 초등생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전혀 기대를 안 해. 아시아에서 온 애들은 좀 더 글쓰기를 공부하고 와서 그런지 그런 걸 하는 애들도 있지. 전체적으로 유치원에서는 그냥 논다고 보면 돼. 


다만 다른 점은 유치원 때 뭘 가르치냐면, 자신의 의견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마인드를 가르쳐. (making decision) 얘가 글씨는 몰라도 어떤 결정을 할 건지를 어릴 때부터 가르치는거지."




내가 어렸을 때는 한 반에 40명 가까이 되고 오전반/오후반으로 나뉘어서 대부분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고, 오랜 시간동안 밖에 나가놀지 않고 책상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면 역시 많이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오래되서 그런것일수도 있다.. ㅎㅎ)


우리는 일단 지식부터 넣고 보는데 이 친구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지를 먼저 알고 인격 형성을 하고 난 후에 지식을 배우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기사들을 보면 [초1 아이 어떻게 가르쳐야 될까? 우리 아이 처음부터 우등생 만드는 법..등] 전투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 같아 보인다.

한국의 많은 부모가 애가 똑똑해지길 바라니 이것 저것 많이 시키는 것 같다. 그렇게 한 만큼 공부는 잘하는데 자기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결국엔 어른이 되고 나서야 이게 아니였구나 라는 생각을 하는 것에 비하면 이 길이 훨씬 더 빠른 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자아에 대한 결정권을 갖게 해주는 것과 같은 인성을 키우는 것 같은 수업이 많아지는 게 좋지 않을까? 


비록 글은 좀 늦게 배우겠지만 내가 어른 되고 나니 학원 많이 다녔던 애들, 공부 쬐금 더 한 애들 그다지 차이 없는 것 같으니 너무 조급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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