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은 밀포드 트랙 중 가장 힘들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코스이다. 둘째날 묵었던 민타로 헛에서 (Mintaro hut) 셋째날 묵을 덤플링 헛 (Dumpling hut)까지는 총 6시간에서 7시간 걸리고 총 14km를 걷는데 이 코스가 산을 타는 코스이다.
처음 두시간 동안은 산을 지그재그로 올라가면서 해발 1100미터 넘게 올라가는 것이라 이 날이 아무래도 제일 힘들 것이라 예상하였다. 아침부터 땀 뺄 생각하고 8시 30분 부터 출발, 같이 온 멤버들 아침 먹고 짐 싸면서 준비하는 동안 아무래도 나는 산을 타다가 뒤쳐질 것 같아서 약간 일찍 헛을 떠났다.
초반 두시간동안은 계속 내내 올라가는 거라 사진 찍을 정신이 없어서 사진이 없다..
한~두시간 동안 올라가니 이제서야 보이는 풍경들, 산 거의 꼭대기에 왔다고 표시하는 것 마냥 돌 무덤 같은 것이 쌓아져 있었다.
퀸틴 맥키논이라는 탐험가가 이 길을 발견하였고 그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돌기념비. 이 밀포트 트랙을 1888년에 발견하였고, 1892년 테 아나우 호수에서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이라 적혀있다.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첫 날 페리를 타고 들어올 때 어느 십자가 무덤을 잠깐 지나가는데 그 십자가 묘비가 바로 이 사람의 것. 시신은 찾지 못하였다고 한다.
아름다운 산 정상...
잠시 정상에서 쉬는 동안 키아 (KEA)라는 새가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얘네들 꽤나 용감해서 사람들 가방에 다가와서 혹시 먹을 거나 가져갈 것 없는지 뒤지는 용감함을 보인다. 그러다가 사람이 다가오면 또 달아나고...
키아 - 가방 열어놓으면 얘네가 먹을 것이며 물건들 가져감
지나가다가 보이는 꽃 한장 찰칵.
전경 - 클릭하면 크게 보임.
돌 기념비에서 조금 더 올라오다보면 밀포드 트랙의 가장 높은 곳, 매키논 패스(Mackinnon pass)에 도착, 적혀있는 숫자는 1154 미터 높이이다.
위에서 바라보면 여태까지 걸어온 길들이 보인다. 어릴 때는 산을 그렇게 싫어했는데,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느낌이 어떤지 조금은 알 것 같달까....
올라왔으니 이제 내려올 차례..
두시간 정도 올라온 만큼 내려가는 것도 꽤 긴 시간이 걸렸다. 많이 내려오고 난 뒤에 한 컷 - 친구와 산을 비교하자니 엄청난 크기의 산 처럼 보인다.
덤플링 헛을 1시간 반 정도 거리를 남겨놓게 가는 중간에 써덜랜드 폭포(Sutherland falls) 를 볼 수 있는 사이드 코스가 있다. 가는데만 한 40분 정도 걸리는, 여태까지 걸어온 체력을 생각하면 약간 망설여질 법한 거리이다. 하지만 혹시 밀포드 트랙을 가는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이 폭포를 꼭 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수영하려고 룰루랄라하며 폭포에 갔는데, 수영은 커녕 가까이 가는 것 조차 겁날 정도로 엄청 큰데다가 물살이 장난 아니게 쎘다. 사진으로만 보면 잘 모르겠는데, 멀리 있어도 옷이 다 젖는 ㄷㄷㄷ 내가 평생 본 폭포중에 제일 큰 폭포였다. 물에 안 들어 가도 이미 수영을 다 했네?
써덜랜드 폭포를 보고 난 후 이제 덤플링 헛까지 약 1시간을 더 걸어야 한다. 아 이제부터 좀 지치기 시작했다.
덤플링 헛으로 가는 길에 저 멀리 보이는 써덜랜드 폭포....
덤플링 헛(Dumpling hut) 도착. 덤플링 헛은 샌드플라이가 많은 헛이다. 샌드플라이는 우리 어릴 때 강가 같은데 떼로 모여다니는 작은 모기 떼 같은 거랄까? 사람 피를 먹는지는 모르겠지만 모기처럼 문다. 그래서 샌드플라이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벌레 퇴치약 같은 것을 꼭 가져가야 한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녁을 먹고 설겆이를 하는 친구들.
3일 째 키 포인트
- 아름다운 만큼 힘도 그만큼 든다. 체력 분배할 것
- 2시간 쯤 걸으면 나오는 돌 기념비와 호수 근처에 키아(KEA)새를 꼭 만나 볼 것, 힘이 남아 돈다면 호수 근처에 더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나는 가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내 친구들 몇은 더 올라갔다 온 듯
- 사이드 트랙으로 써덜랜드 폭포 다녀 올 것, 사이드 트랙 치고는 조금 긴 편인데 다녀오면 좋음
- 덤플링 헛과 그 근처 호수에 샌드플라이가 엄청 많으니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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