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준비하면서 누군가 나에게 제일 중요한 것 하나를 꼽으라고 묻는다면
첫째도 '사진' 둘째도 '사진' 셋째도 '사진'
이라고 할 만큼 나에게 사진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사진에 대해 문외한이 아니고, 포토그래퍼인 사람들을 주위에 꽤 많이 봐 온데다가, 필자가 사진에 대한 하이-스탠다드가 엄청 높았기 때문이다-_- 다들 그러지 않는가, 남는 건 결국 사진이라고..... 그래서 쓸데없는데 돈을 잘 안쓰는 내가, 얼마가 들든 사진에 대한 돈은 크게 아끼지 말자로 서양남자 P에 밀어 부치다시피 해서 동의를 얻었다.
몇가지 한국과 다른 점을 설명하자면,
해외는 결혼식 전에 하는 스튜디오 촬영이 없다.
한국은 결혼식 전에 촬영하는 스튜디오 촬영이 있고 그 사진으로 청첩장을 만드는 게 수순인데, 여기는 결혼식 당일 몽땅 사진을 찍는다.
결혼식이 거의 하루종일 하다보니 시간이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결혼 전 촬영을 하는 커플들이 있다면 대부분 중국인-_-이나 동양인.
여기 사람들도 간혹 가다 하는데, 약혼 사진이라고 해서 약혼하고 나서 날을 잡아서 캐주얼 한 옷 입고 찍는 것이 있다. 그 사진으로 청첩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스튜디오나 컨셉 잡아서 하는 사진은 절대 아니다.
대신 First look이라고 해서
당일 결혼식 하기 한 두 시간 전 서로의 드레스와 수트를 입은 모습을 처음 마주보는 그런 시간을 가지기도 하는데 (커플마다 다름) 그 때 스튜디오 사진 대신 찍는 것이 이 때. 또는 결혼식(여기서는 세레모니라고 함)이 끝나고 단체사진을 찍은 후, 한국은 폐백을 하는 시간에 따로 커플만 나가서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가격은 시간만큼 엄청나다.
2~3시간이면 끝나는 한국의 결혼식과는 달리 여기서는 한나절 결혼식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포토그래퍼 선정은 그야말로 결혼식 날의 모든 모습을 담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가격을 봤을 때 길어진 시간만큼 한국보다 돈을 더 많이 주는 것이 당연지사.
뉴질랜드에서는 포토그래퍼의 스킬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략적으로 내가 경험한 가격은
- 비기너나 포트폴리오가 별로 없는 포토그래퍼는 $1200~
- 중간급 $2500부터 ~
- 고급이거나 2인 체제인 경우 $3500부터~
이 가격은 6~7시간 정도 촬영한다는 가정하에 나오며, 결혼 전 메이크업 준비 사진이나 스피치 및 댄스파티 등 뒷풀이도 찍게 된다면 10시간 이상 넘어가는 건 순식간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길어지면 가격도 그만큼 더 추가가 된다.
그들이 찍는 사진의 양은 물론 그만큼 방대하다. 결혼식 후 받아보기까지 4주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우리는 1주일도 안 되서 받아봤기 때문에 이것도 사람마다 천차만별. 원래 600장 정도 받는 걸로 예상했는데 세어보니 사진의 수는 1000장이 넘었다-_-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산정한 각 카테고리 당 금액 중 포토그래퍼가 단연 제일 많이 쓴 최고가가 되었다. 다만 이 금액을 내면서 고용할 수 있었던 건 다른 신부들이 웨딩 드레스에 쓰는 2천, 3천불의 금액을 나는 과감히 잘라내고 포토그래퍼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포토그래퍼를 고를 때 내가 고려한 것은,
- 우리가 결혼하는 베뉴에 사진을 찍어 본 경험이 있어야 하고 (위치를 알아야 헤매지 않고, 그 전에 찍은 경험을 통한 베뉴 보안점 등을 알고 있기 때문)
- 사진 찍는 스타일이 우리가 좋아하는 스타일인가 (커플에게 포즈를 요청하는가? 아니면 자연스럽게 놔두는가)
- 빛을 얼마나 잘 쓰는가
- 추가로 사진 에디팅 스타일이 내가 바라는 스타일인가 이다.
잘 찍는 포토그래퍼는 미리 1년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한다.
여러 명을 둘러 본 가운데 웰링턴에서 가격 대비 잘 찍는 사람을 찾았으나 1년 뒤에나 있을 결혼식 날짜가 예약으로 차버렸다!!
찾고 찾은 결과, 서양남자 P와 내가 둘 다 마음에 드는 포토그래퍼는 웰링턴이 아닌 오클랜드에 있어서, 추가 여행비가 더 들더라도 결국 마음에 드는 사람을 예약했다. 그래서 총 금액은 고급 포토그래퍼 + 여행경비까지 합한 금액.
만약 한국인 포토그래퍼를 구한다면,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해외에서 결혼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영어를 잘 구사하는 한국 사람이거나 아니면 현지에 사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왜냐하면 단체사진을 찍을 때 한국사람 뿐만이 아닌 그 나라의 친구들이나 또는 제 3국의 나라의 친구들도 포함되는데 이 사람들도 무슨 말 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아는 사이인 포토그래퍼인 사람을 데리고 오고 싶었으나 게스트 대부분이 현지 사람이였기 때문에 일찌감치 이 아이디어는 접었다.
비디오그래퍼는 옵션? 또는 필수?
사진으로 보는 웨딩도 좋지만, 사실 비디오 만큼 현장감을 전달하는 것도 없다. 예정에 없다가 거의 막판에 비디오그래퍼를 고용했는데, 비디오 에디팅은 필자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로지 원본 파일을 줄 수 있는 사람만 필요했다. 그래서 현지 대학교에 아는 사람을 통해 대학생 두명을 시간 당 3만원 정도로 책정해서 고용하였다. 대신 대학생들이 찍고, 경험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퀄리티는 프로페셔널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야 했고, 실제로-_-도 그랬다.
그러나 결혼식 당일은 언제나 정신없이 시간이 빨리 가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시 되새겨보기에는 정말 좋은 선택이라 낮은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만족했다.
지난 글 다시보기
웰컴 투 웨딩월드 1 - 어느 나라에서 결혼을 하지? - http://korean.jinhee.net/364
웰컴 투 웨딩월드 2 - 예산 금액 (Budget) 잡기 - http://korean.jinhee.net/369
웰컴 투 웨딩월드 3 - 베뉴(Venue) 정하기 - http://korean.jinhee.net/368
웰컴 투 웨딩월드 4 - 웨딩 플래너 만들기 http://korean.jinhee.net/377
웰컴 투 웨딩월드 5 - 웨딩 드레스 고르기 http://korean.jinhee.net/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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