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것/월간 다이어리 87

2020년 4월, 5월 일기 - 아쉬운 락다운(Lockdown)의 끝자락

1 - 뉴질랜드가 전국적으로 락다운(Lockdown: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시설 운영 중단)이 끝이 나서 2주 전 부터 서서히 개인 비지니스가 문을 열기 시작했다. 저번주에 근 6주만에 Takeaway 커피를 마실 수 있었는데, 반가우면서도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뭔가 시원 섭섭한 느낌. 강아지와 산책을 하면서 차도를 걸어도 안전 했었고, 불빛이 켜져 있는 동네지만 한적한 동네 길이 마치 이 구역 내가 다 쓰는 것 마냥 좋았는데 다시 차가 쌩쌩 달리는 게 마뜩찮다. 2 - 이번에 재택근무에 대해 많은 회사들이 이 방법도 나쁘지 않다는 시각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뭐, 집에 있으면 일단 일을 적게 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는데 따지고 보면, 출퇴근 시간 절약하고 미팅 시에 자리 옮김 및..

2020년 3월 일기 - 락다운(lockdown)

1 - 뉴질랜드 전국적으로 락다운 실시한 지 4일 째. 모든 사람들이 주말인데 집에서 방콕 중이다. 아직까지는 즐겁게 집에서 방콕 생활하고 있다. 약국과 수퍼마켓을 제외하곤 갈 수 있는 곳이 없고 잠깐 바깥 바람 쐴 수는 있어도 집 근처에서만 쐴 수 있는 정도로 강력하게 제한하고 있다. 운전을 할 때도 다른 지역으로 먼 거리를 가는 것도 제한하며, 수퍼마켓 안 가고 다른 데 갔다가 경찰한테 걸리면 벌금 물릴 수 있으므로 주의. 개를 데리고 있는 주인으로서 매일 하루에 두번 산책을 시키는데, 개가 없었더라면 운동이라곤 하나도 안하고 이미 확찐자가 되었을 것이다. 2 - 컴퓨터로 일을 하는 직종이기 때문에 재택근무로 (Work from home) 일을 하는 것을 빼고는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일상이다. 평소에..

2020년 월간 <샘터> 3월호에 제 글이 실렸습니다.

안녕하세요? 뉴질랜드 외국인입니다. 창간된 지 50년을 맞이 한 유명한 잡지 에 '지구별 우체통'이라는 목차에 제 글이 실렸습니다. 제 글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제 글들 중에 상당수를 차지하는 트램핑에 대해 다른 느낌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https://www.isamtoh.com/monthly/monthly01_view.asp?seqid=2815&year_v=2020&month_v=3&category=687&category_name=%C1%F6%B1%B8%BA%B0%20%BF%EC%C3%BC%C5%EB ***** 월간샘터 *****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체험하는 것. 멀고 먼 비행 거리를 견디면서까지 여행자들이 뉴질랜드를 찾는 이유다. 뉴질..

할머니

1 - 한 달 전 한국 방문을 한 가장 큰 이유는 할머니의 병환으로 인한 방문이었다. 허리가 부러져 방문 한 병원행이 다른 병으로 발전하여 더 이상 나오실 수 없었고 10월에는 생사까지 오갔을 정도였다. 내가 방문했을 때의 12월 말은 큰 고비를 넘기고 나서 처음으로 가장 회복세가 좋았고 병원이 아닌 일반 병동이나 집에서 간호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오갔을 정도였다. 전화 통화 당시 사람을 분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삼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만났던 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히며 나를 바로 알아보셨을 정도로 정신이 돌아왔었다. 한국에 있는 2주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한 간병을 했다. 정신이 거의 멀쩡 하셨다. 잠을 제대로 못 잔 나에게 오히려 잠 좀 더 자고 밥을 먹으라고 얘기 할 정도로. 2 - 편식을 좀 하셨..

2020년 1월 일기

한 겨울 밤 10시가 넘어가던 시각, 핸드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의 문 닫힌 시장은 눈이 내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한 없이 조용하고 추웠다. 지나가는 행인 한 명도 없었다. 분홍색 내복만 입은, 시장 쪽으로 걸어가는 한 아이는 돈도 없었다. 시장을 돌아다니며 문이 열린데가 혹시 있을까, 추위를 피하기 위해 시장 깊숙이 들어가 찾은 곳은 전기 난로로 불을 쬐던 한평 쯤 되던 경비실, 그 경비실이 그 날 아침 6시까지 하룻밤을 묵었던 장소였다. 오늘은 그래도 잘 만한 곳을 찾았구나. 그 때는 말 그대로 하루하루 생존하며 사느라 그 당시에는 몰랐다. 얼마나 절망적인 나날들 이었는지. 같은 나이 또래들은 평생 겪어보지 않는 일들을 나는 일상처럼 겪고 있었다는 것을. 귀여운 그 벽지를 보자니 말로 설명할 수 없..

2019년 12월 일기 - 한국 방문 + 올해 한 일

1. 오늘은 한국에 있는 집에서 이 글을 작성 중.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2주 동안 가족이랑 같이 시간을 보내는 걸로 계획을 잡고 왔다. 이번에는 혼자 한국에 왔고, 서양남자 P는 우리 강아지 코나와 함께 단 둘이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보내는 걸로.. (또르륵). 한국에 오면 가족과 친구들 만나는 것 외에 할 것이 왜 이리 많은지. 치과 치료는 매번 방문할 때마다 꼭 해야하는 1순위, 기간 만료 된 신용카드, 운전 면허증 재 갱신, 핸드폰도 재 개통, 가입 해 놨던 보험 해지 등등 이래저래 할 것이 많다. 서류처리 해야 하느라 이곳 저곳 재미 없는데만 가니까 이번에 P가 안 온 것이 오히려 다행일 정도로. 하지만 한국에 있으니 코나가 보고 싶다 ㅜㅜ 2. 대학교 2학년 이후로 잘 쓰지 않았던 내 방도 이..

2019년 11월 일기 - 강아지 입양, 수술과 병가, 채식주의자

1 - 이번 달은 여러모로 뭔가 많은 일이 있었다. 11월 초에 강아지를 입양해서 일주일 정도 적응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맹장 수술을 해 버렸다. 강아지 때문에 신경써야 할 게 많아서 입맛이 없는가 싶었는데 맹장 때문이라니 ㄷㄷㄷ 2 - 생명(강아지)을 내가 평생 돌본다는 그 책임감에 첫 주는 입 맛도 없고 기쁨보다 스트레스가 더 많았는데, 이제서야 강아지에게 좀 더 사랑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처음 본 것 마냥 꼬리를 마구 흔들어대는데 너무 기쁘다. 3 - 병가를 내고 일주일 정도 쉬는 동안, 친구가 빌려 준 와 을 읽었다. 상을 받은 책들 중에는 난해하고 어렵게 쓰인 책이 많아서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는 글이 쉽게 읽혔고 빠르게 집중 되었다. 에 대한 리뷰 아닌 리뷰를 쓴..

2019년 10월 일기 - 생일, 페인트 칠

1. 생일이 10월에 있었다. 생일은 왠만하면 크게 별일 없이 보내는지라.. 올해는 조용한 팜 스테이 같은 곳에 2박 3일을 묵었다. 다들 로맨틱 한 여행이라고 한마디씩 덧붙였지만, 로맨틱 보단 요양에 더 가까운 여행. 그리고 Lake Ferry 물살이 쎄서 수영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대부분 낚시를 하는 사람들. 2. 이번 달에 가장 큰 프로젝트는 Retaining wall 페인트 칠을 한 것. 집에 있는 정원의 땅이 평지가 아니라 기울기가 있어서 이를 지지해 주는 벽을 Retaining wall 이라고 부르는데, 이 벽이 좀 오래되고 더러워보여서 물 청소 후 페인트 칠을 했다. 페인트 칠 하기 전 벽을 물로 청소하고, 평면에 먼지나 거미줄 등을 브러쉬로 제거 후, 페인트 칠을 끝내기 까지 한 5일..

<나는 뉴질랜드에서 일한다> 책을 출판 후 내가 얻은 것

출판사에서 출판 제안을 받은 것은 2018년 4월 쯤이었다. 그 당시에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책을 번역하고 있었고 (아직도 출판이 안 된거보니 아예 책으로 출판을 안 할 모양인가 봄), 번역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다. 출판 제안을 받았을 당시 허니문으로 피지(Fiji)에 있었는데, 그때도 책 번역을 하고 있었다 (휴양지는 나랑 안 맞나 봄). 정식으로 책을 시작한 건, 번역이 끝나고 그 다음 달인 5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총 6개월이 걸렸다. 12월 중반까지 탈고 작업 (스펠링 체크, 원고 확인, 커버 디자인 확인 등)이 있었고 올해 1월 중반에 책이 출판 되었다. (정식 출판은 2019년 1월 31일) 요약하자면, 2018년 4월 초 제안 > 5월 초 시작 > 10월 말 완료 > 11월, 12월 탈고..

2019년 8월, 9월 일기

깜빡하고 8월 일기를 작성하지 못해서 2달 몰아서 쓴다. 1. 일은 그럭저럭 소화 중. 마음에 여유가 조금 생겼다. 2.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았다. 8-5pm 일 외에 글을 쓴다거나 사진 촬영, 자기 개발 등 곁다리가 여러 개. 하지만 내가 하는 기술의 비슷한 경력자에 비해 나의 실력이 뒤쳐지는 것 같아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포토그래피와 칼럼을 접는 걸로 결정. 3. 생존과 경쟁은 다르다. 나는 생존에는 강하지만 경쟁에서는 강하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파악하게 되었다.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 하면 나는 경쟁에 뒤쳐진다. 4. 요새 어린 시절에 대한 생각을 하곤 한다. 어린시절에 겪었던 경험이나 느낌들이 그 사람 인격형성에 얼마나 중요하게 적용 되는지 더 실감하곤 한다. 5.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