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라이프/회사생활

[뉴질랜드 회사 생활] 뉴질랜드 회사 생활 이야기

뉴질랜드 외국인 2015. 8. 2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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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가족단위의 작은 키위회사에 취직되고 나서 경험을 쌓은 후 이직을 통해 큰 키위회사로 옮겼습니다. 가끔씩 지금도 이 회사를 어떻게 다니고 있는지 아직까지도 참 신기해 합니다. 자유로운 영혼(?) 이였던지라 한국에서는 대기업 체질에도 맞지 않았습니다.



1. 제일 고충이 많은 것은 아무래도 전화와 이메일, 고도의 집중이 요구되는 미팅들입니다. 일의 특성 상 클라이언트들에게 전화를 걸기도 하고 이메일을 주고 받는데, 그것이 하루에 적어도 이메일 20통은 기본. 영어인데다가 어려운 문장이면 이해시키려고 여러번 읽어야 해서 많은 집중을 요구하는데 이게 한국어였으면 금방 끝날 일을 20분 붙잡고 있어서 엄청난 시간 소모. ㅜㅜ


이메일을 하나 보내려면 영어가 제대로 된 문법인지, 말이 맞게 작성이 되었는지, 프로페셔널하게 보이는지 이런 것들을 또 생각하려면 끝도 없지만 어떻게 어떻게 해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냥 알겠거니 하고 보냄) 전화는 또박또박 얘기해야하고 얘길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마무리 해야할지 가끔 준비도 안하고 전화를 걸면 말이 막히기 일쑤. 정말 전화 반대편 쪽 사람들이 많이 배려해 주는 듯.



2. 단시간에 제일 기 빠지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미팅.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있는 회사긴 하지만 그 국적들이 죄다 영어권이라 최근 들어간 모든 미팅들은 필자 혼자만 제 2국어로 영어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얘네들이 가끔 내 영어 실력을 까먹고 (아님 아직까지 내 영어 실력을 제대로 못 파악한 건지) 자기 스타일대로 얘기하는데, 빠른 영어 + 테크니컬 이슈 + 새로운 주제 + 게다가 화상 통화까지 곁들어지면 미팅이 끝나고 머리가 하얘지는 것은 부기지수. 마지막에 미팅 리더에게 못 알아들었지만 알아들은 척 하며 "이거 정리 좀 해서 간단하게 보내줘" 라고 ...



내가 대체 뭘 들은 거지......



3. 그래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좋은 편이라 대부분 잘 해주는 편입니다. 소속되어 있는 팀에 대부분이 뉴질랜드 사람인데 외국인 중 한명은 인도인, 그리고 필자, 그리고 영어권에서 온 스코트랜드 사람입니다. 영어가 엄청나게 딸리는 지라 (인도는 그래도 영어 하는 사람이 많아서) 기를 쓰고 들어야 하는데, 여자라는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팀에 한명밖에 없어서) 짜증내지 않아하고 잘 해주는 듯. 매니저가 수염도 있고 그러길래 대략 30대 중후반으로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필자랑 두 살 차이밖에 나지 않아서 좀 놀랬던 기억이 (넌 매니저 난 일꾼-.-)




4. 한국처럼 바쁘지 않다고 해야하나, 좀 느긋하게 생각하다보니 한국에 비하면 느릴 수 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들은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 걸 보면 한국에서 야근하고 했던 것들이 효율적인 건 절대 아니였구나를 느낍니다. 야근하면 그 다음날 피곤이 누적되고 또 누적되서 결국 집중도 제대로 안되고 사생활도 없어지는 그런 악순환이 펼쳐지는 고리. 



5. 자기 스케줄에 맞게 출퇴근을 자유롭게 한다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회사와의 영업시간을 맞추기 위한 마케팅 팀이나 세일즈는 유연하게 시간을 맞추기는 어려움) 최근 일 하는 사람 중에 한,두명이 이 시스템을 너무 막쓴다고 해야 하나. 아침에 너무 일찍와서 할 것이 그다지 없는 시간에 출근했다가 남들 바빠지는 오후 2~3시쯤에 퇴근해버려서 다른 팀 사람이 이 사람을 찾다가 자리를 비워서 다시 돌아가는 일이 좀 많이 생겨서 거슬리는 경우를 보면 이것도 정도껏 해야 겠다는 생각. 사람은 좋은 것 같은데 목소리가 너무 커서 자기 사생활에 대한 전화가 오면 그걸 나 포함 주위사람들이 다 들을 수 밖에 없으니. (최근에 집을 아주 싸게 사서 집 수리를 한다고, 그리고 차를 최근에 새거 샀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다른 팀도 그걸 알 지경) 저번주 금요일에 자기 생일이라고 팀 멤버들에게 케잌을 산 반면 이번주는 아프고 피곤해서 이번 주 내내 공석. 그 사람이 이번주에 할 일이 되게 많았는데 그 일들이 다 남에게 돌아감.



6. 한국은 회계정산 기간이라고 해야 하나 매년 말에 하는 반면 뉴질랜드는 겨울이 5,6월이라 대부분 이때 쯤에 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연봉협상도 이때 하는데,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내 기준으로는 연봉협상 시 1년 간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리뷰를 하는 시간을 갖고 + 나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에게 필자에 피드백을 받아서 같이 정리합니다. 더 객관적으로 한다고 해야 하나, 한국은 매니저 vs 직원으로 맞대면해서 몇 프로 올린다 또는 동결한다 식의 통보 형이 많은 반면 이건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니, 어쨌거나 좀 생소한 프로세스라 재밌기도 했습니다.


 







+ 다음 모바일에서 제 글이 링크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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