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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솔직 리뷰

뉴질랜드 외국인 2022. 12. 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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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꽤 취향이 맞는 회사동료가 이 영화를 보자마자 내 취향일 거라며 바로 추천해 준 이 영화, 이제서야 관람을 했다.

솔직한 리뷰 고고

 

 

멀티버스의 개념은 최근에 나온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에서 경험을 한 지라 비교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뭔가 육체적인 이동이라면 이 영화는 정신의 이동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좀 더 동양 사상 및 종교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가미되어 중국 동양인 이민자들에게 더 알맞은 느낌이다.

 

오마주와 미장센이 많이 나온다. 내가 아는 것 만으로도 세 개 이상인데,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들이라면 더 찾을 수도 있겠다.

소시지 손가락이 나올 때 즈음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 A Space Odyssey)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총알에서 눈알로 바꿀 때 갑자기 분위기가 매트릭스 네오(Neo)가 떠오르고, 여배우가 되어 뒷골목에서 내화를 나누는 장면은 화양연화 같은 홍콩 느와르가 되어버린다. 전혀 개연성없는 행동을 해서 다른 세계관에 연결 시키는 장면은 뭔가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이 기억을 지우는 것을 막고자 도망칠 때 쓰는 방법 처럼 보이기도 하고.

정신이 분리되면서 유리가 깨지는 장면, 하필이면 원의 모양을 가진 블랙홀 처럼 까만 베이글, 눈 알을 이마에 붙여 제 3의 눈을 가진 영웅적 면모를 보여주는 모습 등 내가 기억은 못하지만 다른 영화들에서 보았을 만한 미장센들로 꾸며졌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든다. (사실 소시지 손가락과 베이글이 나오는 걸 보면서 영화 <소시지 파티>가 생각나는 건 내가 변태라서 그런걸지도) 여튼.

 

 

 

 

주인공 에블린이 모든 걸 다 포기한 듯한 목소리로 남편에게 "(무능력한) 당신이 어떻게 했길래 사건이 수습된거야?" 라고 질문 할 때 남편의 대답을 듣고는 이 영화의 포인트를 단숨에 파악했다. 

 

친절해라 (내가 선택한 나의 모습과 현재에게)

 

돌로 변해버린 엄마와 딸이 나눈 대화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핵심이다. 마치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첫 씬의 무음처럼, 우주에 존재하는 많은 별들 중에 하나의 돌로 돌아가 말한다.

 

 

 

 

모든 것은 사라지는 것을 알기에, 어차피  돌로 돌아가면 그만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허무주의자들 조차도 그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많은 실수를 하며 선택하는 이런 개떡같은 삶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선택한 것이니까, 그 모든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고 남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가는 남편을 바라보며 깨닫는다. 친절은 나약한 것이 아니라 남의 약점도 감싸 안을 수 있는 수퍼파워라는 것을. 모든 것이 사라진다고 해도 지금 1초, 1초가 지나가는 이 시간만은 모두에게 진실하니까.

 

 

인터스텔라, 그래비티와 같이 21세기에 나온 많은 영화들이 담고자 하는 내용들은 마치 짠 것 마냥 하나의 메세지로 좁아지는 것 처럼 느껴진다.

결국 인간은 용서(인정)와 사랑(친절)으로 서로를 구원하고, 구원 받아야 한다는 것

진부하지만, 어쨌든 모든 인류에게 필요한 가장 가까운 목표이기 때문은 아닐까 라고 조심스럽게 짐작 해 본다. 

 

 

이 영화의 핵심과 메세지는 회사 동료가 예상한 것 처럼 내 취향이다. 영화 <Mr.Nobody> 에서 과거에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는 것을 한 눈에 보는 것 처럼 내가 그 당시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군데군데 주옥같은 인생 대사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그 스토리를 흥미있게 끌기 위해 쓴 비주얼과 코믹한 병맛 요소를 내가 좋아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닌 듯.

코믹한 요소와 빠른 템포를 위한 영화의 진행을 위해 굳이 넣지 않아도 되었을 장면들이 많게 느껴졌다. (발로 피아노를 친다던지, 너구리를 구하기 위한 목마 장면 이라던지) 하지만, 또 너무 세련되게 제작이 되었으면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느낌이 너무 제어되어 다른 헐리우드 영화와 차별점이 없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스토리는 같되 다른 방법으로 컨셉을 잡았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을 해 본다. 이 영화는 같은 스토리로 다른 테마로 여러개 만들어도 전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한줄 평: 병 맛만 좀 덜 했으면 진짜 좋았을텐데 

 

 

 

 

멀티버스 중에 영화배우가 된 에블린과 헤어지면서 남편이 말한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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