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달 초에 퇴사준비에 관한 글을 올린 지 딱 한달, 나는 정말로 퇴사를 했다.
지난 글 다시보기 - https://jinheenet.tistory.com/635
오랫동안 다녔던 회사라 기분이 어떨지 상상이 안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그냥 퇴근한 것 같은 느낌일 뿐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 쉰지 열흘이 넘어가고 있는데 이제서야 조금 마음을 다잡는 마음에서 사직서를 내고 한 달 동안 무얼 했는지 곱씹으며 복기를 하고자 한다.
1. 필요한 파일과 포트폴리오 저장하기
직업 특성 상 나중에 직업을 구할 때 내가 전 직장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내가 회사에 다니면서 했던 작업 파일들을 정리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따로 개인 온라인 저장소에(구글 드라이브) 저장했다. 꽤 오랫동안 일을 했기 때문에 모든 파일을 저장할 수는 없고 내가 중요하게 여겼던 프로젝트들을 중점으로 저장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기억하고 싶은 추억들이 담긴 사진이나 이미지 등도 저장했다. 예를 들어, 회사동료와 같이 찍은 사진이라던지, 이벤트 등...
2. 인수인계, 회사 동료나 관계자들에게 알리기
내 매니저가 회사 단체 메일로 퇴사 소식을 알리기는 했지만 프로젝트를 같이 했던 사람들에게 일을 언제, 어떻게 마무리 할지 등을 이야기 나눠 퇴사 후에도 일이 잘 해결되도록 상의를 했다.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았다면 내 후임으로 누가 내 일을 할지 등도 정하는 일을 했다. 프로젝트가 복잡하다면 문서화 하는 방법도 있으나, 내가 맡았던 일들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후임과 1시간 정도 인계하는 걸로 마무리 했다.
3. 이메일 정리, 마지막 이메일 작성하기, 퇴사 후 자동 이메일 세팅하기
퇴사 소식이 일단 공식화 되면 들어왔던 일들이 서서히 줄기 마련이다. 그래서 며칠 정도는 일에 여유가 있었는데, 그 동안 지난 이메일들을 읽으면서 따로 저장할 건 저장하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퇴사 직전에 회사 동료들에게 남겨야 할 마지막 이메일도 이 전에 퇴사했던 다른 이들을 샘플 삼아 천천히 작성했다.
내가 작성하고 보낸 이메일은 다음과 같다.
Hi dear my <회사이름> friends,
I can't believe the time has come for me to move on from <회사이름> after nine years and two months. I thank all of you who have allowed me to work alongside you. I’ve received a lot of warmth and smile from you, which made me to feel that I belonged here. - 여태껏 회사 동료와 같이 일했던 것에 대한 감사 인사
I was lucky to involve in a few areas of <회사 내 부서들>.
I’ve learnt a lot of things while I was working with you, and I'm thankful for you being patient with me. Forgive me if I ever... (생략) I can’t name all of you who helped and encouraged me to do my work, because it’s a lot... (생략) - 감사 인사 및 그동안 캐치하지 못했던 실수에 대한 사과 등
My intention for now is to have a (long) break and... - 추후 계획: 이직하는 장소를 알리고 싶은 경우 알리기 등
For those that would like to stay connected, my details are below.
<링크드인이나 이메일, 혹은 전화번호>
그리고 퇴사 이후에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외부 및 회사 내에 아직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퇴사 이후 날짜부터 자동 이메일을 설정했다. 예를 들면,
Hi, thank you for your inquiries.
I'm no longer working at <회사 이름>, please contact <회사 내 연락 가능한 사람의 이름과 이메일 1> or <회사 내 연락 가능한 사람의 이름과 이메일 2>.
Kind Regards,
4. Farewell Party, 송별회
사람마다 퇴사 할때 송별회를 하는 방법이 다르다. 크게 일 만들지 않고 조용히 퇴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은 사람은 크게 송별회를 하고 후에 술집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요새는 특히 코로나 이후로 조용히 퇴사하는 사람들(송별회 및 마지막 이메일 없이 퇴사)이 많아지는 추세라 '나도 그렇게 해야하나?' 싶었지만, 내 평생 오랫동안 일을 했던 회사이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도 회사에게 제대로 작별하는 시간을 가져야 나중에 후회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나는 팀 내에서 같이 일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팀 외부에서 일했던 사람들과도 꽤 있었기 때문에 작별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송별회를 조촐하게 퇴근 시간에 맞춰서 하기로 했다.
송별회라고 뭐 다를 건 없다. 그냥 다들 한마디 씩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했던 일들, 내가 회사 내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등,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었다. Ray, Chris, Andrea, Lisa, Josh, Sam, Peter ... Ramon, Mark, Thapi, Lisa, John... 특히 그 중에 친한 한명이 '표면으로 사람을 보는 게 아니라 마음을 보는 사람'이라고 말해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마지막으로 내가 그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들을 준비해서 약간의 스피치를 했다. (언제 입사했고 어떤 일을 했는지, 감사 인사 등을 포함) 계절에 비유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듯 회사에서 떠날 시기가 된 것 같아 떠나지만 나중에 또 다른 계절로 보자는 인사.
그리고...
엄청나게 울 것 같았지만, 한달동안 준비를 해서 그런지 눈물이 크게 나지 않았다.
이번에 떠나면서 어떤 일을 했느냐도 중요했지만 어떤 사람들을 만났느냐가 더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알고, 도우며 사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다시금 이 글을 작성하면서 깨닫게 된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보고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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