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것/월간 다이어리

2019년 11월 일기 - 강아지 입양, 수술과 병가, 채식주의자

뉴질랜드 외국인 2019. 11. 28. 15:55

1 - 이번 달은 여러모로 뭔가 많은 일이 있었다. 11월 초에 강아지를 입양해서 일주일 정도 적응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맹장 수술을 해 버렸다. 강아지 때문에 신경써야 할 게 많아서 입맛이 없는가 싶었는데 맹장 때문이라니 ㄷㄷㄷ

 

2 - 생명(강아지)을 내가 평생 돌본다는 그 책임감에 첫 주는 입 맛도 없고 기쁨보다 스트레스가 더 많았는데, 이제서야 강아지에게 좀 더 사랑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처음 본 것 마냥 꼬리를 마구 흔들어대는데 너무 기쁘다. 

 

3 - 병가를 내고 일주일 정도 쉬는 동안, 친구가 빌려 준 <채식주의자>와 <골든아워 1>을 읽었다. 상을 받은 책들 중에는 난해하고 어렵게 쓰인 책이 많아서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채식주의자>는 글이 쉽게 읽혔고 빠르게 집중 되었다.

 

<채식주의자>에 대한 리뷰 아닌 리뷰를 쓴다면, <인생의 부분 부분의 사건들로 인해 현재의 모습이 만들어진다>. 최근 내가 자주 생각했던 주제를 마지막에서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아 여운이 길게 가는 것 같다. 채식주의자가 되어버린 그녀의 언니는 생각한다. '그녀가 아버지에게 더 사랑받았더라면...', '그녀에게 사랑을 듬뿍 주는 사람을 만났더라면...' 점점 과거로 돌아가 사건들을 떠올리며 어느 순간부터 방향키가 기울어져 버리게 된 건지 생각 해 본다. 그리고 사소한 경험 하나하나가 쌓여 어느 시점에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모든 것이 터져버린다. 우리 모두 미칠 수 있다. 다만, 정신의 방아쇠를 놓치지 않으려 간간히 버텨내고 있을 뿐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는 채식주의자가 되어버린 여자가 주인공인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에는 채식주의자의 언니가 이 책의 주인공임이 느껴진다. 마치 마지막은 영화 <open your eyes> 처럼 싸한 느낌을 남겼다.

 

4 - 일을 하면서 병가를 일주일 이상 제대로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응급실 행이라고 말하자 마자 쏜살같이 달려온 간호사 친구는 퇴원 다음날 김치찌개까지 해 가지고 왔고, 회사에서는 빨리 나으라는 꽃다발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옆집에 사는 이웃도 빨리 나으라며 초콜릿을 집에 두고 갔다. 그 외에도 회사 사람들과 친구들 각자 이메일과 쪽지를 보내왔다 ㅜ 인생 헛 살지 않은 것 같아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