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서양 남자 P와 같이 산 지 1년이 거의 다 되어간다. 그냥 같이 사는 거고, 굳이 한 단어로 하자면 '동거'다.
'동거' 라고 단어를 말 하면 한국에서는
"어머, 그거 결혼하고 해야하는 것 아니니?"
"남자면 몰라도 여자가 동거하면 나중에 불 이익 당하는 거 아니니?"
등의 걱정과 우려의 말이 섞인다. (왜 여성만 불이익을 당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남자들에게 동거한 여자는 별로인 사람으로 인식이 되는 듯-_-)
뉴질랜드에서 동거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같이 살다보니 당연히 돈 이야기는 거의 첫 번째로 논의할 이슈. 식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렌트비는 어떻게 낼 것인지 (또는 모기지를 어떻게 갚을 것인지), 교통비나 저금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한번도 깊게 생각을 안 해보고 필자가 더 꼼꼼하니 당연히 내가 관리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돈은 똑같이 관리하는 거지" 라고 말하는 서양남자 P
뭔가 머리를 딱 치는 것이였다. 한국은 부부 중 어느 한 명만 돈 관리를 (주로 살림을 하는 사람 또는 돈을 버는 사람) 주도적으로 관리를 하는 편이라 필자도 "당연히"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데!
한국에서 살았을 때는 "당연히"라고 생각했던 내 머리 속의 많은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된 것들이 많다. 돈 관리가 그 중 하나이고, 또 하나는 요리.
뉴질랜드 오고 나서 사귀던 서양남자가 (한국 바베큐 안 좋아한다는 그 스토리에서의 서양 남자) 저녁 요리를 해주었을 때 완전 놀람과 동시에 감동의 물결. 고작 요리하는 것 뿐인데! ㅜㅜ (이제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감동은 없다)
P도 독립해서 산지 십 몇년이 넘었고 필자도 독립한지 꽤 되어서 살아왔기 때문에 각자 서로 돈 관리를 해 온 습관이 있던 터라 돈 관리는 똑같이 하는 걸로.
가장 한 첫 번째는 공동 명의 통장 만들어서 똑같은 통장을 볼 수 있도록 한 것. 돈이 들어오는 월급 통장을 한 곳으로 정해서 내 돈이든 P의 돈이든 한 곳에 다 모아 넣는 것.
두번째는 구글 가계부 (Google sheet)를 만들어서 공유한 것. 구글에서 구글 드라이브 > 새로 만들기에 보면 구글에서 제공하는 여러가지 템플릿이 있는데 이 샘플을 베이스로 해서 가계부를 만들어서 버짓을 설정하고, 얼마를 저축하고, 한달에 관리비가 어떤 것으로 나갈 지 대략 정해 놓았다.
구글 스타일 시트의 템플릿 이건 좀 추천
세번째로는 서로 무엇을 살 때 나 이거 샀어, 또는 나 이거 살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보거나 말 하는 것이다.
물론 커피 하나 까지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대략 20만원 이상의 무엇을 살 때 서양남자 P는 왠만하면 이야기를 하는 편.
결론적으로는 돈 관리 잘 하는 사람이 하는 것도 좋지만 거기에 덧붙여 서로가 공유하고 필요하면 같이 하는 것이 필자가 생각 하는 투명한 돈 관리 방법이라 생각한다. 물론 가계부 관리를 하는 사람은 컴퓨터를 더 잘 하는 사람이 같이 상의 하면서 정리하는 것으로.. 그래서 구글 가계부를 정리하는 사람은 나 말고 서양 남자 P.. 나는 그냥 보고 받고 지적질 하는 사람..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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