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질랜드 외국인입니다.
그동안 별 일 없으셨는지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최근에 좋은 나날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 갑작스런 친구의 부고에 발인식을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해외 이민의 가장 큰 단점 중에 하나라면 바로 이런 것이겠지요.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자리를 지키지 못한다는 점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올해 2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에 장례식을 참석하지 못했는데요.
뉴질랜드에서라도 어떻게 기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찾은 것이 있습니다. Memorial(기념/추모)로 벤치를 설치하거나 나무를 심는 것입니다. 오늘은 해외에서 추모하는 방법 중 하나인 추모 트리와 벤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추모를 위한 벤치
뉴질랜드 공원이나 길거리를 걷다보면 아래의 사진처럼 공공시설로 사용할 수 있는 벤치를 아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벤치를 자세히 보다보면 어떤 정보가 적혀져 있는데요.
사연과 함께 사랑하는 가족들을 추모하는 정보가 적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벤치가 그저 시에서 제공하는 편의시설이라고만 생각하고 대하는데, 이렇게 벤치 하나마다 다른 정보가 적혀있다보니 약간은 좀 더 마음이 들어간 벤치가 되었다고 할까요, 벤치의 가격은 $2000불에서 $4000불까지 어디 곳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청에서 관리하며, 자기가 사는 지역의 주나 시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저는 웰링턴에 거주하기 때문에 웰링턴 시의 웹사이트에서 자세한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추모를 위한 나무
벤치 외에 추모 나무를 심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집 근처에 산책으로 자주 가는 공동묘지에 나무를 심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가격은 벤치보다는 훨씬 싼 편인 $184불 정도 였으며, 이름을 새기거나 하지는 못하지만, 화장을 한 경우 나무를 심을 때 같이 뿌리는 절차 등을 포함 시킬 수 있습니다.
나무는 주로 비가 많이 와서 땅이 좋을 겨울에 심어야 했기에 신청한 날로부터 4개월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렇게 기다린 결과,
나무가 심어졌다는 소식과 함께 사진을 보내주었으며, 나무가 심어진 위치를 알기까지 또 한 달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알아낸 위치의 지도는..
아... -_-
이 오래 된 지도를 들고 공동묘지를 찾아가 두리번 거리다가
드디어 할머니를 위해 심은 나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겨울이고 어린 나무라 잎이 달려 있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보면 빨간 잎들이 조금씩 삐죽 나와 있었습니다. 이렇게 실제로 심어진 나무를 보니 마음이 동요하면서 할머니가 많이 생각이 났습니다.
나무를 심으면 심었다는 증명서 같은 것을 발급해 줍니다만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6개월이 지금 물어보니 12월쯤에나 나온다고 하니 거의 1
년을 기다려 증명서를 받게 되겠네요.
공공시설, 공공의 나무로 심어졌지만 떠난 이가 보고싶을 때 마다 벤치가 있는, 나무가 있는 장소에 찾아가 사랑했던 사람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해외에서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때때로 보고싶을 때마다 나무가 심어진 곳에 방문할 것 같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모든 분들 다들 평안하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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