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라이프/육아일기

[뉴질랜드 출산] 아기, 출산부터 한달까지

뉴질랜드 외국인 2025. 1. 2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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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다시 블로그에 글을 쓴다. 아기의 성장이나 내 기분을 기록하기 위해서 다시 블로그에 접속.

우리 아기 82일 째, 만으로 2개월 반 정도 되었고 곧 3개월이 되어간다. 그동안 못썼던 것들을 아직 기억이 생생할 때 남겨보고자 한다.

 

 

 

병원 입원부터 퇴원까지

 

아가는 출산 예정일을 하루를 딱 남기고 세상에 나왔다. 새벽 2시 쯤 양수가 터지고 > 아침에는 집에 있다가 오후 12시에 병원 가서 감염 예방을 위한 주사를 맞고 난 후 > 다시 집 > 그 날 오후 5시에 병원에 다시 가서 입원했다. 양수가 터져도 진통이 빈번하지 않으면 병원 입원이 안된다.

글로 나열하자면 이야기 할 게 많지만, 그날 자정이 넘고 다음날이 되어도 4센치 밖에 안 열리고 양수는 없고, 진통은 계속되고 에피듀랄을 맞고 나서 아기 심장이 좀 불안정하게 뛰어서 그냥 바로 응급 제왕절개로 결정. 잘한 결정이었던 게, 배를 째고나니 내 신체 tissue 중에 scar가 있어서 그거 고치는데 제왕절개 30분이면 될 것을 1시간 반 정도 수술이 걸렸다. 아기가 나오다가 걸린 상태로 응급 제왕 했으면 tissue 복구는 없었을 것임.

 

병원에 토요일 오후에 입원해서 수요일까지 입원해 있었는데, 수술하고 마취에 풀리지 않아서 반 코마 상태에서 아이에게 젖을 물렸다. 병실에 남편, 나 그리고 바로 갓 태어난 따끈따끈한 아기가 한 방에서 잤다. 애가 울거나 기저귀 갈 때 처음부터 그냥 둘이서 알아서 해야 해서 남편이 처음으로 기저귀를 갈고 옷을 입히는데 어쩔 줄 몰라 했다. 진짜 낳고나서 아이 건강체크하고 30분만에 바로 맡겨졌다... 물론 도움이 필요할 때 간호사를 불러서 물어보곤 했다. 아기는 황달이 있어서 분유를 먹을 수 밖에 없어서 처음부터 혼합수유로 갔다. 간호사들이 몇시간에 한번씩 들어와서 내 혈압과 아기를 체크 하고 갔다. 

수요일 아침 핏덩이 같은 아이를 카시트에 싣고 집에 오는데, 집에 오는 길에 애가 잘못 될까봐 조심히 운전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두명 이었다가 세명이서 집에 돌아가는 기분... 미묘했다.

 

태어난 지 일주일 되었을 때

 

 

 

집에서의 첫 일주일

 

 

제왕절개를 한 수술자국에 염증이 생겨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왔지만 안 나오는 젖을 붙들고 모유수유를 2~3시간에 한번씩 밤낮 없이 했다. 3kg인 아기가 너무 작아 기저귀를 가는데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정도로 아기가 유리처럼 깨질 것 같아 마음을 졸였다. 핏덩이라는 단어가 적절할 정도다. 첫 일주일은 조산사가 거의 이틀에 한번씩 방문해 내 몸 상태와 아이를 체크해 주는데, 우리 조산사는 30년 간 아이를 봐온 베테랑이라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믿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거의 전담 간호사를 둔 것 같은 기분. 한국에는 조리원이 있다면 여긴 전담 조산사 시스템이 있다.

 

음식은 다행스럽게 몇몇 친구가 미역국과 음식을 해줘서 그나마 한국음식을 챙겨먹을 수 있었다. (그때 도와준 친구들이 진심 너무 고맙다 ㅜㅜ) 음식 걱정 안해도 되니 너무 좋았다. 남편 회사에서 음식을 냉동해서 배달하는 서비스가 있는데 혹시 주위에 임신한 분 있으면 진심 음식 해결해주는 거가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

 

모유수유 양쪽 (30분) + 분유로 마저 양 채우기 (10분) + 모유 더 나오게 펌핑하기 (20분) = 총 1시간을 하고 나면 2시간 뒤에 또 이걸 반복하는 밤낮없는 하루가 이어졌다. 졸립고, 아기 젖 물리고 나면 몸에 물이 다 빠져나가서 진 빠지고, 제왕절개 때문에 배는 아파서 움직이기 힘들고 -_- 남편과 둘이 신생아를 돌봐야 했던 첫 2주는 하루하루 버티며 한국에서 엄마가 뉴질랜드에 와서 도와주기를 학수고대를 했다. 그 와중에 10일만에 밖에 나가 산책을 했다.  

 

출산한 지 10일만에 산책... 한국 같으면 난리났을 장면

 

 

그리고 부모님이 도착하고 나서야 드디어 제왕절개 한 몸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이 있나... 싶었지만, 모유수유 때문에 몸이 그래도 완전히 쉬지는 못했다. 아이는 빠졌던 몸무게와 황달이 슬슬 나아졌다. 모유 50ml (가정하에), 분유 50ml 이렇게 해서 100ml를 먹였다. 이 때 아기는 거의 먹잠먹잠이라 먹이는 거에만 신경쓰면 되긴 하는데도 힘들다. 우는게 배고파서 우는 건지, 기저귀 때문에 우는 건지, 졸려서 우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아, 그리고 수유 쿠션이 내 키와 맞지 않아서 그런지 젖을 계속 먹이면서 들고 있는 바람에 손목이 완전 나갔다. 그리고 몸 전체에 마디마디가 회복이 안되서 그런지 발바닥과 발목, 허리, 목이 아팠다. 

 

 

첫달은 몸 회복과 모유수유에만 집중해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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