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편인 웰컴 투 웨딩 월드 - 12
자잘한 준비들을 모아보았다.
1) 밴드, DJ, MC 엔터테이먼트 준비하기
MC, 사회자 찾기
한국에서도 사회자가 진행하듯, 여기서도 리셉션(결혼식 세레모니가 끝난 후, 식사와 함께 음악과 춤이 포함된 뒷풀이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에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진행 할 MC가 필요하다. 대부분 신랑이나 신부 친구들에게 부탁하는 편인데, 우리는 영어로만 하기에는 영어를 못하는 한국에서 온 가족들이 소외될까봐 영어를 먼저 하고, 한국어를 그 나중에 통역하는 것으로 진행했다.
그래서 MC가 두 명이 필요했는데, 영어를 하는 사람, 영어를 잘 하는 한국사람 다행히 아는 지인 중에 영국과 한국 커플이 있어서 부탁했는데, 정말 이 커플에게 잘 부탁했다 싶을 정도로 매끄러운 진행을 보여주었다. (추후 사회를 해주는 커플에게 선물과 음식 대접 등을 해 주는 예의)
밴드 또는 DJ 고용하기
리셉션에서 저녁을 먹고 난 후 그 이후는 뒷풀이 시간이라 춤도 추고 하는데, 그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음악.
영화에서 보면 밴드를 고용하고 노래 부르는 사람도 따로 부르던데, 밴드를 고용하는 것은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정말 원하던 음악 스타일은 뉴 올리언즈와 재즈 스타일의 밴드 였는데 고용 비용만 1~2시간에 3천불이 넘고=_= 이미 예약이 되어 있어서 어차피 고용을 할 수 없었다. 대신 음악을 틀어주는 DJ를 고용하기로 했는데, DJ는 한 명만 있으면 되고 음악 스타일도 우리가 원하는대로 틀어달라고 하면 되니 밴드에 비하면 매우 매우 저렴한 편이다.
밴드를 고용할 수 없는 대신에 우리는 세레모니 때나 사진찍을 때 배경음악으로 연주 해 줄 백파이퍼를 어렵사리 고용했다. 백파이퍼는 스코트랜드 전통 악기라 서양남자 P의 전통을 생각해서라도 어울리는 음악이였다. 하지만 이분 나이가 지긋하신 75세 백파이퍼 연주자라 일반 백 파이퍼보다 저렴하게 모실 수 있었지만, 한 곡 한 곡 마다 쉬어가며 연주를 하셔야 했다 (숨이 차서 ㄷㄷ)
2) 데코레이션과 플로리스트
결혼식에서 제일 시간을 들인 건 음식도 아니요, 웨딩 드레스도 아닌 데코레이션이였다.
장소 섭외 때부터 이 곳에서 한다면 데코레이션은 필수 였던지라 각오하고 장소를 빌렸다. - 글 보러가기: 베뉴(Venue) 정하기
어차피 이렇게 될 바에 결혼식에 필요한 모든 것은 내가 다 준비한다! 라는 기세로 청첩장부터 시작해서, 컨셉, 데코레이션, 쉬는 시간에 손님들이 놀 수 있는 놀잇거리와 의자들, 백 드롭(back drop) 등을 준비하는데, 그 결과 결혼식 전 날 밤 10시까지 데코 하느라-_- 쉬질 못했다.
와서 도와준 친구들
마지막 완성은 이렇게. (뒤에 백드롭 혼자 접고 붙이느라-_- 돈 아낄려다가 몸 고생 함)
부케 - 꽃은 내가 고르고 플로리스트가 만들어 줌.
테이블 자리 디자인
3) 헤어와 메이크업
헤어와 메이크업은 출장이 가능 한 사람을 모셨는데, 현지 키위 메이크업/헤어 아티스트였다.
트라이얼을 하고 약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좀 더 이야기를 하면 나을려나 싶었는데, 결혼식 당일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 전날 피곤함+헤어스타일 마음에 안 듬+시간은 없음 콤보로 인해 짜증 한 바가지.
역시 아시안 얼굴에는 아시안이 잘 알 듯이, 서양 얼굴에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아시안에게 하니 어색했지만 결혼식 당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 ㅜ 사진을 보면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결혼식 당일에는 하루 종일 불만 투성이.
** 헤어와 메이크업은 반드시 한국 분에게 맡기세요=_= 외국애들 메이크업과 한국인의 메이크업은 확실히 다름. (헤어도)
몸도 컨디션이 안 좋아 부어있다.
4) 웨이트리스 고용하기
장소만 빌리는 곳이다보니 웨이트리스도 따로 고용해야 했는데 -_- (정말 별 걸 다 한다).
다행히 아는 지인의 따님과 친구분이 웨딩에서 웨이트리스를 해 본 적이 있다고 해서 두 분을 고용했다. 총 6시간 정도. 당일 어떻게 서빙할 것인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스피치나 뭐 이것저것 할 이야기는 많지만, 글이 계속 길어질 것 같아 이쯤에서 이야기를 마치며, 스몰 웨딩 준비를 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것과 아닌 것을 이야기 하자면
마음에 든 것
- 모든 결혼식 장소 및 컨셉을 내가 원하는 대로 했다는 것 (헤어랑 메이크업 빼고)
- 몸이 고생한 만큼 비용 절감이 컸다. 결혼식 이후에 했던 가족 여행 비용을 제외하고 오롯이 쓴 결혼식 비용은 예상 한 금액보다 약간 덜 나왔다. 이 정도 금액이면 해외 결혼식 치고 정말 적게 씀.
- 비용 절감에 있어서 원하는 곳에 돈을 더 쓰고, 원하지 않은 곳에는 돈을 안 썼던 것이 큰 요인이였는데, 과감하게 돈이 필요한 포토그래퍼 같은 경우는 5천불 가까이 썼는데 이 금액이 전체 결혼 비용의 4분의 1에 맞먹는 금액이였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수 작업으로 했는데, 특히 데코레이션에서 든 비용은 꽃 제외 하고는 백만원 부근에서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번팅과 라이팅 (천장에 매단 조명과 장식)이 제일 비쌌고 (한 40만원 정도) 나머지는 수 작업 + 저렴한 물품을 찾거나 렌트했다.
- 뿌듯했던 건 A-Z까지 다 해보니 나 웨딩 플래너 직업을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_-)+ 다른 웨딩 플래너들 보니 내가 한 것만큼 다 안 하더라.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 몸이 너무 고생해서, 그 전 날 마음의 준비 시간을 갖지 못했다. 결혼식 전 날, 이런 저런 옛날 이야기 하면서 엄마와 함께 울고 불고 한다던데 -_- 너무 바빴던 지라 잠도 3시간 밖에 못 잤다. 결혼식 하루 전은 꼭 시간을 비워서 자기 자신에게 마음 정리를 하는 것을 생각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라는 후회가 든다.
- 스피치나 세레모니 할 때의 말하기 연습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없었다. 결혼식 당일이 되니까 반 흥분 + 긴장 상태-_-가 되다보니 하루종일 뭘 먹지 않았는데도 배도 고프지 않은 기이한 체험을 했다.
- 내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 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몸이 덜 힘든 방법이라는 것도 알았다.
- 헤어와 메이크업. 한국인 얼굴엔 한국인 메이크업이 어울린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이 있으면 굳이 그걸 다른 사람에게 맡길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ㅜ 결혼식 끝나고 긴장이 확 풀리니 결혼식은 다 이쁘게 잘 만들어놨는데 정작 결혼식 주인공인 신부가 안 이쁘다며 혼자 숙소에서 눈물 한 바가지 흘렸다. =_= "다 완벽한데 신부가 안 완벽해"
이렇든 저렇든 어쨌거나 운치있게 이쁘면서도 저렴하게, '스몰 웨딩'을 완료했다.
하지만 똑같이 스몰 웨딩을 하라고 묻는다면 다시는 이렇게 개 고생하면서 하지 않을 것이다.
웨딩 플래너를 고용하거나, 돈을 더 내더라도 (마음에 좀 덜 들더라도) 모든 것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웨딩 홀에서 할 것이다.
스몰 웨딩, 왠만하면 하지 마세요. 해 봤는데 힘들어요.
지난 글 다시보기
웰컴 투 웨딩월드 1 - 어느 나라에서 결혼을 하지? - http://korean.jinhee.net/364
웰컴 투 웨딩월드 2 - 예산 금액 (Budget) 잡기 - http://korean.jinhee.net/369
웰컴 투 웨딩월드 3 - 베뉴(Venue) 정하기 - http://korean.jinhee.net/368
웰컴 투 웨딩월드 4 - 웨딩 플래너 만들기 http://korean.jinhee.net/377
웰컴 투 웨딩월드 5 - 웨딩 드레스 고르기 http://korean.jinhee.net/379
웰컴 투 웨딩월드 6 - 포토그래퍼, 비디오 그래퍼 찾기 http://korean.jinhee.net/381
웰컴 투 웨딩월드 7 - Save the date와 청첩장 만들기 http://korean.jinhee.net/384
웰컴 투 웨딩월드 8 - 게스트 리스트와 자리 배치 http://korean.jinhee.net/388
웰컴 투 웨딩월드 9 - 혼인 신고와 주례자 구하기 http://korean.jinhee.net/394
웰컴 투 웨딩월드 10 - 케이터링(Catering)과 웨딩케잌 구하기 http://korean.jinhee.net/400
웰컴 투 웨딩월드 11 - 브라이드메이드(Bridemaids)와 그룸스맨(Groomsmen) - http://korean.jinhee.net/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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